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문제를 놓고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과 나눈 문자 메시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유 의원은 이 전 대표 징계를 예고한 국민의힘 윤리위원 중 한 명이다. 유 의원은 보도 직후 윤리위에서 전격 사퇴했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정 비대위원장이 유 의원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포착했다. 메시지에는 유 의원이 "필요 없으실 듯합니다"라고 보내자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중징계 중 해당 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답했다. 이에 유 의원은 다시 "성 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유상범 의원이 윤리위원회의 징계 내용을 상의하고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본인의 SNS를 통해 "(유상범) 윤리위원과 비대위원장이 경찰 수사 결과를 예측하며 징계를 상의하고 지시를 내리는군요"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해당 사진을 공유한 뒤 "무리한 짓을 많이 하니까 이렇게 자꾸 사진에 찍히는 겁니다"며 "한 100번 잘못 하면 한 번 정도 찍힐 텐데"라고도 덧붙였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해당 문자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 자신의 SNS에 "휴대전화기에 뜬 제 문자는 지난 8월 13일에 제가 유상범 의원에게 보낸 문자"라며 "윤리위가 열렸던 어제(18일) 주고 받은 문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이 문자를 보냈던 지난달 13일은 이 전 대표가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양두구육' 등의 표현으로 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한 날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그 기자회견을 보고 하도 기가 막혀서 우리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며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맞은 전직 당 대표가 근신하기는커녕 당과 당원 동지를 향해 이런 무차별 막말과 폭언을 하는 건 경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오늘 오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당시 저는 평의원이고 평당원이었으며 비대위를 맡기 훨씬 전"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얘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19일) 이준석 전 대표가 번개처럼 언론 보도를 보고 또 한마디를 올렸더라"며 "헛발질을 한 것이다. 사실관계를 좀 제대로 파악하고 페이스북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리위원으로서 개인적 의견을 다른 의원에게 표한 것 자체는 부적절했다"면서 "본의 아니게 당원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다만 "당시 국회부의장이던 정 의원이 8월 13일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의견을 물어봐서 성 상납 의혹 문제가 기소된다면 그때는 제명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개인적 의견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원포인트뉴스= 나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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