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행사에서 비속어를 섞은 막말을 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사진=MBC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행사에서 비속어를 섞은 막말을 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사진=MBC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했던 욕설 발언을 두고 여야 공방이 커지고 있다.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 출근하면서 직접 해명에 나설지 집중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했다가 비속어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윤 대통령이 회의장을 나오며 주변 참모진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영상이 방송에 보도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은혜 홍보수석은 미국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저개발 국가 질병 퇴출을 위해 1억달러 공여를 약속했고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던 것”이라며 "지금 다시 한번 들어봐달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대통령실 해명에 영상을 보도한 MBC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들이 윤 대통령의 발언 영상에서 잡음을 제거한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 발언 내용이 영상에 담긴 것이 알려진 당일 대통령실이 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이를 보도하지 말 것을 요청한 문자가 공개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외교참사'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순방은 총체적 무능을 그대로 보여줬다. 외교 참사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하지는 못할망정 거짓말까지 했다"며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으니 한숨이 나올 만큼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최초 보도한 MBC를 향해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사태를 비유하며 윤 대통령 지키기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MBC가 첫 보도에서) 자막이라는 시각적 효과를 통해 음성을 특정한 메시지로 들리도록 인지적 유도를 했다"며 "오늘날 MBC 뉴스는 정치투쟁 삐라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불분명한 뒷부분을 바이든이라고 해석하며 미 의회와 미국 대통령을 비하한 것이라고 호도하고 국가 망신을 시켰다"며 "의도된 왜곡, 조작에 따른 국익 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막말보다 더 나쁜게 거짓말"이라며 "신뢰를 잃어버리면 뭘 해도 통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곤란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 거짓이 거짓을 낳고 일은 점점 커진다.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을 해야지 계속 끌면 국민적 신뢰만 상실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결국 윤 대통령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속어 발언 논란 이후 대통령실의 해명만 나왔을 뿐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귀국 비행기 내에서 기자단과의 기내간담회도 없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5일 "대통령실을 통해 나온 것을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이나 다른 과정을 통해 그 부분이 어떤 의미인지 밝히면 여러 논쟁이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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